핀테크, IT 기업엔 기회지만 은행업계엔 생존의 문제
초이스경제
2015-08-27
IT 기업은 디지털 생태계 조성중...은행도 적극 대응 나서
▲ 금융소비자 세미나에서 핀테크 관련 강의중인 DBK파트너스 박상순 대표

[초이스경제 김슬기 기자]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 미국 구글, 한국의 네이버 및 다음카카오는 이제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작업에 돌입했습니다. 디지털이 경제, 문화 등 전 사회를 지배하는 세상이 눈앞에 다가오게 된 겁니다”

과거 보스톤 컨설팅의 한국 금융파트를 지휘하기도 했던 DBK파트너스 박상순 대표는 26일 서울 을지로 ‘청소년 수련관’에서 열린 초이스경제 주최 2015 금융세미나(후원: KB금융그룹, 신한은행)에서 디지털 환경이 금융시장에 미칠 변화에 대해 소개하고 대학생들에게 “미래를 위해 새로운 환경에 발맞춘 준비를 해야 할 시기”라고 강조했다.

박상순 대표는 “최근 금융(Financial)과 기술(Technique)의 조합인 핀테크(FinTech)가 화두가 되고 있는 이유는 디지털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기 때문이다. 디지털은 언제어디서든 고객이 필요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도록 만들었고 고객의 수요를 상품에 반영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또한 엄청난 양으로 기록된 데이터는 새로운 부가가치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 이같은 디지털 환경이 금융시장에도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고 역설했다.

“금융거래를 위해 점포를 직접 찾는 고객이 현저히 줄어들면서 은행들의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업계 내 경쟁과 고용 등의 문제로 지점은 줄일 수 없는데 수익은 자꾸만 줄어들고 있는 거죠. 최근 은행업계의 총자산수익률(ROA)은 8년 전에 비해 3분의 1 수준입니다. 여기에 최근 IT 기업들이 핀테크 분야에 뛰어들면서 고객이탈까지 우려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은행들이 최근 다양한 경로를 통한 핀테크 사업을 모색하고 있는 이유입니다”

그는 “핀테크 혁명은 창업 집단, IT 업체, 전통적인 금융기관의 주도 하에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핀테크를 통해 자본조달에서 큰 도움을 얻을 수 있다. P2P 랜딩, 클라우드 펀딩(crowd funding)이 대표적이다. 중국 알리바바 및 텐센트와 한국의 네이버, 다음카카오 등 IT 업체는 이제 단순한 사업채널을 만드는 데 머무르지 않는다. 자신들이 구축한 디지털월드 내에서 자신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고객들의 생활 일부로 자리매김하게 만들고 있다. 채팅, 게임, 택시에 이어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과 같은 기존금융기관의 경우 핀테크는 생존의 문제다. 다만 IT 기업에 비해 새로운 고객과의 접점을 만들어내기 어렵기 때문에 창업지원센터를 통한 기술개발이나 일부 업체와 제휴를 맺는 방식을 활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오는 10월까지 인터넷은행 예비인가 신청이 이뤄지고 나면 본격적인 인터넷은행 시대가 열립니다. 인터넷사업처럼 인터넷은행 역시 과점체제로 이뤄질 겁니다. 현재 이뤄지는 치열한 경쟁체제에서 결국 소수 기업만이 살아남겠죠”

인터넷은행에 대한 규제 전망과 관련해선 “기존 은행에는 굉장히 보수적인 규제가 적용됐고 인터넷은행 역시 정도의 차이일 뿐 은행이 받는 수준의 규제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혁신 분야에서 보수적인 규제가 이뤄짐으로써 벌어질 간극에 대한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 은행에 대한 기업 소유 지분 제한을 완화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대표적이다”고 설명했다.

박상순 대표는 “현재 모든 가능성이 열린 대학생들은 디지털 분야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건 한계가 있기 때문에 다양한 경험을 통해 파트너를 존중하고 장점을 결합시키는 노력도 필요합니다. 여러분이야말로 디지털 환경에서 자라 온 ‘디지털 네이티브’이기 때문에 새로운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높습니다. 꿈을 갖고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 디지털 환경에 뛰어드십시요”라는 당부의 말로 강의를 마무리했다.